기업대출 한달새 9조원 늘어 부실 우려도?

최근 은행권의 기업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기업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3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27일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694조8990억원으로 9월 말(8조8522억원)보다 703조7512억원 늘었다고 합니다.
특히 대기업 대출액이 약 6조원으로 2년 반 전인 코로나19 초기 이후 최대 증가폭이라고 합니다.

채권시장 자금경색으로 채권 발행을 통한 직접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늘면서 은행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올 들어 5대 은행의 기업대출만 67조8633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증가폭(60조2596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기업의 상환 능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대출은 금리가 오르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어나는 변동금리 대출이 대부분인데, 최근 고금리가 지속됨에 따라 대출금리가 인상되면서 기업의 상환 부담이 높아졌습니다.

이처럼 기업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상환조건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기업신용(빚)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외 경기둔화, 대출금리 인상, 환·원자재 가격 상승 등 경영환경이 악화될 경우 기업 전반의 이자상환 능력이 약해져 올해 한계기업 비중은 전년보다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갈수록 기업의 자금조달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재계는 정부 차원에서 기업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