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액션 현빈이 다 할 수 있는 이유, 영화 협상을 보면서 궁금했다.
클라이맥스 장면에 주인공 박대식(현빈)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대식은 국정원 요원이다.
그는 외교관 정재호(황정민)와 함께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시민을 구하려 한다.
대식과 재호는 영화를 클라이막스로 이끄는 두 축이다.
하지만 납치를 주도한 탈레반 지도자를 만난 재호는 홀로 남겨진다.
여기에 서스펜스가 가장 높고 배우로서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습니다.
배우를 하다 보면 욕심이 나고 후회가 될 수 있다.
괜한 자존심을 내세우는 배우라면(많이 있겠지만) 대식은 포기할 가치가 있는 장면이다.
당대 최고의 배우로 손꼽히는 한류스타 현빈이 이런 지식을 가지고 연기했다는 게 놀라웠다.
오래전 현빈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배우가 아닌 아이돌이었다.
눈에 띄는 외모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2005)에서 쿨한 역할로 대세로 떠올랐다.
처음 시작할 때는 장수할 배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한동안 흥행작, 특히 흥행작이 없었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2010~2011)으로 전성기를 되찾았을 때도 조금은 안이하게 받아들였다.
비슷한 시기에 <사랑하지 않는다>와 <만추>(2011)로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돼 행운의 배우로 꼽혔다.
그의 연기력을 폄려는 건 아니다.
발매가 미뤄졌던 만추는 시크릿 가든의 설렘으로 인해 실제로 발매되었고 결국 베를린까지 진출하게 되면서 더 많은 관심을 모았다.
현빈의 나이는 특히 흥행에 약했지만 공조(2017)는 781만 관객을 동원하며 마법을 깨뜨렸다.
‘공조’를 흥미롭게 봤지만 현빈이 연기하는 림철령에 끌리지는 않았다.
코미디 중심의 영화라 액션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잘생긴 배우들이 주를 이루던 당시 북한 남자들은 패션에 불만이 많았다.
현빈의 본색(나만)을 뒤늦게 알게 된 건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2019~2020)이었다.
기업 상속녀 윤세리(손예진)가 우연히 휴전선을 넘어 북한군 장교 이정혁(현빈)과 사랑에 빠지는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현빈을 통해 그의 진솔하지만 순수한 목소리와 외모가 드라마를 연착륙시킨다.
2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한 외국인 감독은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
)를 묻는 질문에 ‘사랑의 불시착’을 언급했다.
박찬욱, 봉준호, 홍상수 등 외국 영화인들이 자주 거론하는 유명 감독의 영화도 아니고 드라마도 아니라는 사실에 놀랐다.
현빈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협상’은 현빈과의 액션신이 적었지만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식이 오토바이를 타고 따라가는 장면은 짧지만 강렬하다.
본의 아니게 잠시 연기를 하는 1년차 요원으로 변신한 대식의 모습은 청초하고 청초한 면모를 보여준다.
‘협상’은 현빈이 액션과 로맨스를 양립할 수 없는 연기가 가능한 배우라는 점을 표현한다.
현빈이 ‘협상’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영화사 관계자들은 의외라고 생각했다.
톱스타가 출연을 거부할 수 있는 조건이 많았기 때문이다.
황정민이라는 뛰어난 배우의 빛에 가려질 수 있고, 무엇보다 대식이 결정적인 장면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현빈은 돈 안 벌 것 같은 영화에 자주 출연했고 그 역할이 눈에 띄지 않았던 것 같다.
현빈이 과대망상증 환자 만수를 연기한 저예산 영화 ‘나는 행복해'(2009)가 대표적이다.
현빈은 최근 영화 ‘하얼빈’ 촬영에 돌입했다.
의사 안중근 역을 맡았다.
일본에 많은 팬을 거느린 한류스타로서는 의외의 행보다.
‘공조’와 ‘공조2: 인터내셔널'(2022) 제작사 JK필름의 길영민 대표는 “설정이 억지였을 텐데, 현빈의 연기를 보면 현빈의 연기가 여실히 드러난다.
연기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 평가받지 않는 부분이 있는 배우다.
현빈은 결단을 가볍게 내리는 배우가 아니다.
그는 다음 프로젝트에 대해 생각하고 선택하는 데 몇 달을 보냅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작품의 라인을 정하기 어려운데 한번 정하고 나면 혼신의 연기를 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 Secret Garden에서 대중화되었습니다.
“그게 최선이야, 확실해?”